[세계의 석학에 듣는다―하비 콕스 박사] “사회 세속화될수록 종교역할 커질듯”
[세계의 석학에 듣는다―하비 콕스 박사] “사회 세속화될수록 종교역할 커질듯”   최근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오순절 영성의 세계화’라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각국 60여명의 학자들이 모여서 오순절 영성에 대해서 토론했으며 세계적 신학자인 미 하버드대 하비 콕스 박사가 기조연설을 했다. 이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홍영기(교회성장연구소장) 목사가 하비 콕스 박사와 현지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교수님은 ‘세속도시’(Secular City)로 세계적인 학자가 되셨는데 근대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종교의 영향은 아직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회가 세속화되어도 종교는 점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종교와 사회의 관계에 대하여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최근의 세계 기독교와 신학의 흐름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기독교는 기독교국가(Christendom)였던 지역의 테두리를 넘어서 아시아,그 중에서도 중국과 한국,동남아시아 등에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유럽 등 서구 기독교는 쇠퇴하고 있습니다. 비서구 기독교의 성장은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20세기 오순절 운동의 성장에 기인한 바가 큽니다. 기독교의 흐름에 따라 신학 작업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전에 다뤄졌던 표준 의제들보다는 새로운 의제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이 더 나타나고 있고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신학은 이런 문제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기독교 신학은 또 타종교간의 관계도 외면할 수 없습니다. 모든 종교가 비슷하다는 상대주의나 기독교가 최고이며 다른 종교와는 대화할 필요도 없다는 승리주의 모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중심성을 지키면서도 다른 종교와 대화하려는 개방성을 가지고 변증법적 접근을 해야 합니다. -20세기에 급속도로 성장한 오순절 운동의 역동성과 성장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오순절 운동은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러 방향으로 분화된 운동이 많아서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운동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오순절 운동의 지도자들이 에큐메니컬 운동이나 신학적 성찰에 개방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오순절 운동의 중요한 성장 요인은 성령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신학과 사역에서 지금까지 간과되어 왔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론은 있었지만 실제가 약했습니다. 성령께서 자유스럽게 역사하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순절 운동이 성장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수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전통문화와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고 근대화된 사회의 세계에 대응할 수 있게 한다는 점입니다. 근대화된 사회에서 원초적인 영성을 추구하면서도 근대 사회에 적응하는 실용성이 이 운동의 중요한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순절 교회(운동)에서 성령론의 어느 면이 앞으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성경의 해석학입니다. 성경을 해석할 때 성령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성령의 역사하심이 단지 교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에도 역사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면을 이해하는 것이 오순절 운동 뿐 아니라 다른 기독교 운동의 발전에 중요한 점이 될 것입니다. -교회 성장에는 신학이 중요할 것입니다. 신학의 의미와 신학교육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신학이라는 것은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에 대한 비평적이고 중요한 성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평적이고 중요하다는 것은 교회의 근본적인 메시지가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신학은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성찰해야 하고 비평해야 합니다. 신학이 너무 사색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신학교육은 복음에 대한 이해,성경에 대한 이해,근대 사회 구조에 대한 이해,인간의 종교와 역사에 대한 이해,그리고 이 모든 것 가운데 교회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만간 ‘예수가 하버드대에 오셨다’(When Jesus Came to Harvard)라는 책을 출판하시는데 이 책은 무엇에 대한 것입니까. △이 책은 현대의 기독론에 대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그분을 도덕적 선생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도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는 것은 그분을 알 수 있는 첫 단계가 될 수 있습니다. 하버드대에서 강의하면서 비기독교인 학생들도 예수님에게 큰 매력을 느끼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버드대는 근대화된 사회를 상징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예수님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 다루는 책입니다. -한국 교회 성장에 대한 인상을 듣고 싶습니다. △한국 교회의 성장은 인상적입니다. 제가 한국을 방문하고 또 한국 유학생들을 접하면서 받은 인상은 교회 성장과 선교에 대해 진지함과 확신이 있다는 점이고 또 학문적인 관심이 많다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리더십의 질은 교회 성장의 현재나 미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교회가 지도자들을 계속 준비시킨다면 그 미래가 밝을 것입니다. -한국 교회에 대한 조언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해주시죠. △한국 교회는 앞으로 세계를 위해 더 큰 리더십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의 발전에 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제가 3년전에 한국을 방문한 이후에도 더 큰 변화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 또 부탁하고 싶은 것은 한국 교회에 대한 자료를 영어로 출판해달라는 것입니다. 영어 자료가 없으니까 한국 교회에 대한 정보를 해외에서 얻기 매우 어렵습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습니까. △앞으로는 이슬람권 선교가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이슬람과 기독교의 관계를 연구하는 일에 주력하고 싶습니다. 정리=이태형기자 thlee@kmib.co.kr